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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자 이**    댓글 0건 조회 566회 등록일 13-11-19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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공공기관-공기업의 방만경영 사례 몇 가지 들겠다. 직원들을 서류상으로만 출장 보내고 비자금 수 천 만원 만들어 마구 쓴 간부직원이 감사원으로부터 해임통보를 받았다. 그런데 징계대상자가 위원장을 맡은 인사위원회에서 정직2개월로 대폭 감경된 뒤 버젓이 근무한다. 벌 받을 사람이 재판장 노릇을 한 것이다. 이 직원의 1억원 넘는 연봉, 고스란히 세금이다(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). 하루 이자만 백 몇 십억원씩 문다는 LH는 10년 이상 근무자에게 안식년도 준다. 물론 유급이다. 지질자원연구원은 “어떤 이유로도 종전보다 임금을 깎을 수 없다”는 단체협약규정을 두고 있다. 기획재정부의 최근 조사를 보니 연봉 1억원이 넘는 주차관리직원이 수 십명인 기관도 있다. 지난 국정감사 때 원정도박-성폭행 등 ‘비리백화점’으로 질타당했던 강원랜드는 ‘정년퇴직조합원의 직계가족 우선채용’ ‘연리1% 주택자금지원’ ‘대학생자녀 입학·등록금 전액지원’ 등 초호화 협약을 맺고 있다.

부채 32조원인 한국가스공사가 내년 9월 옮겨갈 대구 본사는 현 사옥보다 4배나 넓다. 수영장·축구장·테니스장·농구장이 딸린 새 사옥 건축에 3,000억원을 들였다. 수영장 연간 관리비만 9억원이다. 가스공사는 “지역주민에게 개방해 같이 쓰겠다”고 둘러댔지만, 가스공사건물은 ‘국가보안시설’이어서 주민출입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. 거짓말까지 서슴지 않은 것이다. 기재부 조사에 따르면 295개 공공기관 중 정부지침을 어긴 곳은 117곳으로, 전체의 40%나 됐다.

정권 바뀔 때 마다 개혁을 외쳤건만 왜 이런 세금도둑질은 되레 심화됐는가? 박 대통령은 “증세없이 복지 늘리겠다”며 탈세와의 전쟁을 선포했다. 잘 하는 일이다. 그러나, 지하경제양성화 통해 탈루세원 찾아내는 것 보다 더 급한 게 ‘눈 앞에 질질 새는’ 혈세를 줄이는 것이다. “포졸 열 명이 도둑 하나 잡기 힘들다”는 말이 있다. 국세청 고위관리에 따르면, 룸살롱 등 지하경제를 눈 부릅뜨고 족쳐서 그간 안 내던 세금 걷을 수 있는 게 연간 최대 5,000억원 정도라고 한다. 행정력 집중한다고 그에 비례해서 세금이 쏙쏙 걷히는 건 아니라는 얘기다. 그 일은 그 일 대로 열심히 하되, 그 보다 훨씬 쉬운 일부터 확실히 하는게 맞다.

제대로 일하는 극소수 공공기관-공기업직원이 들으면 억울하겠지만, 솔직히 터놓고 말해보자. “세월아 힘드냐, 우리는 철밥통이다”며 집단이기주의에 빠진 채 민원인에게는 ‘갑질’이나 일삼고, 정년보장에 칼 퇴근하며 지시사항만 기다리는 노예근성, 상급 부처 담당관 바뀔 때마다 달려가 머리 조아리고 눈 도장 찍기 바쁜 직원들이 조직 내에서 출세하는 것은, 혈세를 하수구에 버리는 것과 매 한가지다. 공공기관부터 손 보고 국민에게 고통분담을 요구하라. 그게 명분과 도리에 맞고, 효율적이기도 하다.

그런데 정권출범 후 9개월이 지나고 있건만 공공기관-공기업 수십 군데의 수장이 아직도 공석이다. 적임자 찾느라 늦어지는 건지, 논공행상 교통정리가 늦어지는 건지는 모르겠으나, 그러는 사이 직원들의 무사태평 시계는 지금도 째깍째깍 돌아가고 있다. 만일 또 다시 전리품 나누듯 정권창출 기여자들이 완장차고 ‘낙하’한다면, 공공기관개혁은 요원하다. 이들은 노조의 출근저지투쟁에 막혀 며칠 옥신각신하다 기존의 ‘누이좋고 매부좋은’ 선에서 적당히 타협하고 ‘임기3년’을 즐길 것이기 때문이다.

얼마 전 부총리가 “파티는 끝났다”고 말했다. 필자는 어제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에서 더 강한 톤으로 직접 경고했어야 한다고 본다. 청와대와 정부 여당은 촛불시민과 다툴 일이 아니다. 사실관계가 뻔히 드러난 국가기관선거개입을 두고 아웅다웅할 때가 아니다. 공공기관의 무사안일ㆍ세금도둑질과 싸우라. 그게 새 정부가 지난 9개월간 손 걷어붙이고 했어야 할 일이다. 그 일엔 야당의 협조가 필요한 것도 아니잖은가. 문두에 열거한 사례들, 대통령께 제대로 보고되고 있는가?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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